안녕하십니까?

지난 8월 6일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이 자기 민족의 언어를 표기하는 수단으로 한글을 공식 채택하였다"는 훈민정음학회(회장 김주원 서울대 교수)의 발표로 인해, 다시금 많은 사람들이 문자가 없는 소수민족들에게 한글을 표기 수단으로 보급하는 '한글 세계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럼, 우리 정부는 '한글 세계화'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고, 또 어떤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을까요? 이 물음에 대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우리 정부도 얼마간 관심을 갖고 무언가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는 정도로 추측할 것입니다.

그러나 필자가 아는 바 실상은 이와 전혀 다르며, 정부의 정책은 우리의 기대와 너무도 달라서 충격적이기까지 합니다. 왜냐하면 정부는 이른바 '한글 세계화'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한글 세계화'에 적극 반대하는 정책 노선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필자의 말이 잘 믿기지 않은 사람들은 문화관광부가 운영하는 한스타일이란 웹싸이트에 있는 다음 글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는 '한스타일> 한글> 한글 누리> 한글의 세계화 현황'입니다.

위 인용문에서 보듯이, 우리 정부는 '한글의 세계화'라는 말을 한국어의 해외보급을 뜻하는 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우리 정부가 말하는 '한글의 세계화'란 곧 '한국어의 세계화'일 뿐인 것이며, 나아가 정부는 "한글이 어떤 나라의 공용 문자로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글은 한국어만의 표기 수단이다"라고 하여 '한글의 세계화'를 부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우리 국민들이 소망하는 한글 세계화, 즉 한글의 세계 공용 문자화를 부인하고 반대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변경되지 않는 한, 적절한 표기 수단이 없어서 세월의 흐름과 함께 급속히 사멸되어 가는 2,500여 소수민족 언어를 보존하는데 기여하기 위한 한글 세계화 사업을 우리 정부가 능동적으로 추진한다거나, 아니며 민간 부문에서 펼치는 한글 세계화 사업을 정부가 배후에서 적극 지원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라도 정부는 한국어의 세계화와 한글의 세계화를 개념적으로 바르게 구별하고, 한국어의 세계화 뿐만 아니라 한글의 세계화에도 정책적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8월 9일

월계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