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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황원섭 기자]

지난 3월 1일, 3·1절 101주년 기념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에 계신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국내로 모실 수 있게 되었다'고 발표하여, 유해봉환을 갈망하던 국민들을 크게 고무시켰다. 홍범도 장군은 1937년 소련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으로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이주하여 1943년 카자흐스탄에서 순국하였다.
 
그동안 고려인 동포들이 크즐오르다에 아담하고 품위 있게 묘지공원을 조성하여 독립전쟁의 영웅으로 예우하여 왔고, 크즐오르다 주정부에서는 장군이 거주하는 인근 도로를 홍범도 거리로 명명하여 추모하여왔다.
 
홍범도 장군은 우리 무장독립투쟁사에서 독특한 위상을 가진 최고의 영웅이다.
머슴 출신으로 생업이 포수였지만, 일제가 명성황후를 시해하자 을미의병에서부터 의병투쟁에 투신하여 '전설적인 영웅'으로 추앙받았고, 의병을 독립군으로 발전시킨 주역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대한독립군 사령관으로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에서 일본 정규군과 싸워 대첩을 거둠으로써 독립전쟁의 신기원을 열었고, 국민들에게 독립에 대한 강한 희망을 심어 주었다.
 
홍범도 장군은 탁월한 지도력과 치밀한 전략전술을 구사한 분이다. 병사들에게 근엄하면서도 인간적인 리더십으로 병사들의 어버이 역할을 했었다. 일제에 비교하여 병력이나 장비가 열세했지만 유리한 지형에 매복하고 적을 유인하여 기습전으로 섬멸하는 유격전술의 달인이었다. 뛰어난 전략전술로 수많은 전투에서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백전백승의 '전설적 영웅'이었다.
 
장군의 유해 봉환은 관련 단체나 일부 부처에서 오래전부터 제기하여 온 일종의 숙원사업이다. 그러나 카자흐스탄 정부에서 장군이 북한 출신이라, 남북한 관계를 고려하여 유보하여 온 것이다. 이번에도 대통령의 적극적인 관심 표명이 아니었다면 성사되기 어려운 처지였다고 한다.
 
봉환하는 시기는 독립전쟁 전승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하므로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감안하여 6월 7일을 전후하여 모셔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가 어렵다면 청산리 대첩일인 10월에 맞추는 방안도 있다.
 
봉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어디에 모실 것인가 하는 묘지선정 문제이다. 대통령께서도 최고의 예우로 보답하겠다고 하셨으니, 안장 장소에 대한 구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묘지 선정과 관련하여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려고 한다.
 
첫째, 이번 유해봉환은 고려인 동포들의 동의 아래 한국과 카자흐스탄 정부가 협의하여 추진한 것이니, 모든 당사자가 만족할만한 묘지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 있는 묘지는 고려인 동포들의 성금으로 몇 차례 확장하여 조성한 추모공원이다. 그러므로 고려인들이나 카자흐스탄 정부의 입장을 고려, 그들이 공감할만한 수준에 맞춰야 한다.
 
둘째, 홍 장군은 평양 출신이고, 주로 함경도 지방에서 의병투쟁을 하면서 '날으는 홍범도 장군'으로 국민들의 추앙을 받았다. 한때 북한에서도 유해봉환을 추진하기도 했다. 앞으로 남북한 간에 자유왕래하거나 남북통일이 되었을 때, 북한 주민들이 와서 참배하면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해야 한다.
 
셋째, 홍 장군은 우리 무장독립투쟁사상 최고의 영웅이다. 이러한 공로에 부끄럽지 않은 조건을 갖춰야 한다. 김좌진 장군이나, 윤봉길 의사의 추모공원과 비교하여 손색이 없어야 한다. 안창호 선생의 도산공원에 뒤지지 않은 시설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홍범도 장군의 독립적인 추모공원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묘역은 물론, 동상과 기념관을 건립해야 할 것이다. 홍범도 장군은 카자흐스탄에서 순국했고, 후손이 없는 데다 한때는 공산주의자로 매도되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기념관을 건립하여 장군과 동료들의 무장투쟁과 공적에 대한 자료를 전시하는 교육현장 구실을 할 공간이 필요하다.
 
또한 추모공간에는 홍범도 장군께서 "나보다는 이름 없이 순국한 수많은 독립군이 영웅이다"라고 말씀하신 취지를 받들어, 독립전쟁에 참전한 무명용사들을 기리는 기념비도 세워 장군의 뜻에 따라야 할 것이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은 독립전쟁 전승100주년을 맞아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독립전쟁의 역사를 다시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미래 세대가 독립운동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국민교육의 도장으로 조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홍범도 장군 추모공원을 건립하여 모든 국민들의 추모열기 속에서 유해를 봉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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